병뚜껑을 열려는데 엄지 뿌리가 시큰합니다.
빨래집게를 쥐는 것도, 열쇠를 돌리는 것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손목이 아니라 엄지 뿌리, 정확히 그 자리가 아픕니다.
엄지 CMC 관절염, 정확히 뭔가요?
엄지손가락 뿌리와 손목뼈가 만나는 관절을 손목손허리관절(CMC, Carpometacarpal Joint)이라고 부릅니다. 엄지를 다른 손가락과 맞대고 물건을 집는 모든 동작에 관여합니다.
이 관절의 연골이 닳아 마찰이 생긴 상태가 엄지 CMC 관절염입니다.
지금 확인해볼 수 있는 게 있나요?
- 병뚜껑을 열거나 열쇠를 돌릴 때, 손목이 아니라 엄지 뿌리 쪽이 아프다
- 엄지와 검지로 꼬집듯 힘을 줄 때 평소보다 힘이 약하게 들어간다
손목터널증후군과 헷갈리기 쉽지만, 통증 위치가 손목 한가운데가 아니라 엄지 뿌리 쪽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손목 쪽 힘줄이 문제라면 엄지 쪽 손목이 시큰거린다면? 쪽을 먼저 확인해보세요.
왜 엄지 뿌리가 닳을까요?
나이에 따른 연골 마모
관절 연골은 나이가 들며 자연스럽게 얇아집니다. 특히 엄지 뿌리 관절은 손 관절 중에서도 마모가 먼저 나타나는 자리입니다.
엄지를 반복해서 집게처럼 쓰는 동작
스마트폰을 오래 쥐거나 병뚜껑을 자주 여는 것처럼, 엄지와 검지를 강하게 맞대는 동작이 반복되면 관절 한쪽에 부담이 쏠립니다.
한쪽 손만 몰아 쓰는 습관
주로 쓰는 손에만 집는 동작이 몰리면, 그 손의 엄지 뿌리 관절에 마모가 먼저 쌓입니다.
엑스레이에 관절염이 보이면 무조건 아픈 걸까요?
미국의 한 연구진이 손목 골절로 병원을 찾은 2,321명의 엑스레이를 살펴봤습니다.
71~80세 구간에서는 85%가 이미 엄지 뿌리 관절염 소견을 보였습니다. 91세 이상 여성은 100%였습니다.
그런데 이 중 수술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단 셋뿐이었습니다. 대부분은 병원에 온 적조차 없었습니다. 엑스레이 소견과 실제 통증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왜 통증이 자꾸 반복될까요?
엄지를 아낀다고 다른 손가락으로만 물건을 집다 보면, 엄지 주변 근육이 오히려 약해집니다.
근육부터 약해집니다. 약해진 근육은 관절을 덜 지지하고, 그러면 관절에 실리는 부담이 늘어 통증이 다시 반복되는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것
엄지 벌리기 등척성 운동
목적: 관절을 움직이지 않고 엄지 주변 근육을 깨웁니다.
방법: 엄지와 검지 사이에 작은 공을 끼우고 5초간 지그시 누릅니다. 10회 반복합니다.
고무줄 손가락 벌리기
목적: 손가락 전체의 균형 잡힌 근력을 키웁니다.
방법: 다섯 손가락에 헐거운 고무줄을 걸고 바깥으로 벌렸다 오므립니다. 10회 반복합니다.
보조기 착용 시험
목적: 통증이 심한 시기에 관절 부담을 줄입니다.
방법: 손목까지 오는 엄지 보조기를 낮 활동 시간에만 착용해 봅니다. 밤새 착용은 권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분명히 해둘 점이 있습니다. 관절가동술이든 보조기든, 통증이나 쥐는 힘을 확실히 낮춘다는 근거는 아직 낮은 수준입니다. 둘 중 무엇이 더 낫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
병뚜껑처럼 엄지에 순간적으로 큰 힘이 실리는 동작은 반복하지 마세요.
통증이 있는데도 손가락 관절을 우두둑 꺾는 습관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밤에도 계속 아프거나 엄지가 붓는다면, 손 전문의 진료를 먼저 받으세요.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참고 자료
- Becker SJE, et al. Death, Taxes, and Trapeziometacarpal Arthrosis. Clin Orthop Relat Res. 2013. PubMed — 1차 출처, 2,321명 방사선 코호트
- Magni NE, et al. Mobilisation or immobilisation-based treatments for first carpometacarpal joint osteoarthritis. Hand Ther. 2022. PubMed — 1차 출처, 8개 RCT 메타분석(417명)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상태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통증이 지속되면 전문가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