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 뚜껑을 여는데 엄지 쪽 손목이 찌릿했습니다.
아기를 안아 올릴 때도, 폰을 한 손으로 들 때도 같은 자리가 시큰합니다.
손목을 돌려 봐도 어디가 아픈지 딱 짚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엄지를 움직이면 압니다.
손목 옆 튀어나온 뼈 근처입니다.
거기가 아픕니다.
엄지 쪽 손목이 아픈 건 어떤 병일까요?
드퀘르뱅 건초염 (De Quervain’s Tenosynovitis)은 엄지를 벌리고 세우는 두 힘줄이 손목 옆 좁은 터널을 지날 때 붓고 걸리는 상태입니다.
2026년 체계적 문헌고찰은 이를 손목 첫 번째 신전 구획의 힘줄집이 좁아지는 과사용 질환이라고 정의합니다.
힘줄이 끊어진 게 아닙니다. 힘줄을 감싼 집이 두꺼워져 통로가 좁아진 것입니다.
이름은 낯섭니다. 자리는 분명합니다. 엄지 뿌리에서 손목으로 이어지는 뼈 옆, 엄지를 세우면 오목하게 들어가는 그 자리입니다.
지금 확인해 볼 수 있을까요?
의자에 앉아 팔을 무릎 위에 올리고 해 봅니다.
- 엄지를 손바닥 안에 넣고 나머지 손가락으로 감싸 주먹을 쥡니다. 그 상태로 손목을 새끼손가락 쪽으로 천천히 꺾습니다. 엄지 쪽 손목에 날카로운 통증이 오면 양성입니다.
- 손목 옆 튀어나온 뼈 바로 위를 손가락으로 누릅니다. 눌러서 아프거나 반대쪽보다 부어 있는지 봅니다.
- 병뚜껑 열기, 가위질, 폰을 한 손으로 들고 엄지로 화면 넘기기. 이 중 어느 동작에서 아픈지 적어 둡니다.
첫 번째 검사는 반대쪽 손목도 같이 해 봅니다. 건강한 손목도 약간 당깁니다. 차이가 있는지가 기준입니다.
왜 생기나요?
엄지를 벌린 채 손목을 꺾는 동작이 반복됐습니다
폰을 한 손에 쥐고 엄지로 화면을 넘기는 자세가 대표적입니다. 아기를 안아 올릴 때, 가위질할 때도 같은 동작입니다.
2026년 체계적 문헌고찰은 휴대폰 사용과 손 부상을 다룬 42편, 약 6만 7천 명의 자료를 모았습니다. 가장 많이 보고된 진단이 드퀘르뱅 건초염이었고, 사용량이 많을수록 위험이 높았습니다. 평균 나이는 24.6세였습니다.
같은 해 파키스탄 학생 3,277명 자료를 모은 메타분석은 유병률을 46%로 추정했지만, 연구 간 편차가 매우 커서 숫자 자체보다 흔하다는 방향만 참고할 만합니다.
힘줄집이 두꺼워져 통로가 좁아졌습니다
터널은 그대로인데 안의 벽이 두꺼워지면 힘줄이 지날 때마다 쓸립니다. 2014년 초음파 유도 주사 연구에서 환자 75명의 힘줄집 두께는 치료 전 평균 1.4~1.7mm, 치료 3개월 뒤 0.5~0.8mm였습니다.
두께가 통증과 같이 움직였다는 뜻입니다.
터널 안에 칸막이가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두 힘줄이 지나는 터널이 가운데 벽으로 나뉜 해부 변이가 있습니다. 2022년 한국 무작위 시험에서는 드퀘르뱅 환자 112명 중 50명에게 완전한 칸막이가 있었습니다.
칸막이가 있으면 주사가 한쪽 칸에만 들어가기 쉬워 초음파로 위치를 확인하는 이유가 됩니다. 이건 타고나는 것이라 습관으로 바꿀 수 없습니다.
왜 쉬어도 다시 아플까요?
아프면 엄지 대신 손목을 꺾어서 물건을 잡게 됩니다. 손목이 꺾이면 힘줄은 터널을 더 급한 각도로 지납니다. 더 쓸리고, 더 붓고, 통로는 더 좁아집니다.
며칠 쉬면 부기가 조금 가라앉습니다. 그러다 폰을 다시 한 손으로 쥐는 순간 같은 각도로 돌아갑니다.
주사도 비슷합니다. 위의 75명 연구에서 스테로이드만 맞은 그룹은 1개월 뒤 통증 점수가 6에서 2로 떨어졌다가, 6개월 뒤 3으로 되돌아왔고 기능 점수는 처음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주사는 부기를 줄이지만, 힘줄이 통로를 지나는 각도는 바꾸지 못합니다. 각도가 그대로면 원인도 그대로입니다.
집에서 하는 세 동작
엄지를 편 자세로 쉬게 하기
목적: 힘줄이 급한 각도로 터널을 지나는 시간을 줄입니다. 2026년 이중맹검 무작위 시험 26명에서 엄지 보조기 단독은 고출력 레이저를 더한 그룹과 통증·기능 개선이 같았습니다.
방법: 엄지와 손목을 함께 고정하는 보조기를 아플 때와 잘 때 착용합니다. 2016년 비교 연구에서는 엄지 끝마디를 움직일 수 있는 형태가 효과는 같고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엄지 힘줄 미끄러뜨리기
목적: 힘줄이 터널 안에서 붙지 않게 하고, 통증 없는 범위의 움직임을 유지합니다. 2025년 무작위 시험 28명에서는 손목을 움직이며 하는 도수 기법이 2주 만에 통증과 기능을 개선했습니다. 집에서는 그 방향만 빌립니다.
방법: 손목을 중립에 두고 엄지를 손바닥 쪽으로 천천히 접었다가, 아프지 않은 데까지 바깥으로 벌립니다. 10회를 하루 3번 합니다. 통증이 3점 넘게 올라오면 범위를 줄입니다.
물건을 잡는 각도 바꾸기
목적: 위의 고리에서 손목이 꺾이는 순간을 없앱니다.
방법: 폰은 양손으로 들고 검지로 넘깁니다. 아기는 손목이 아니라 팔뚝 전체로 받쳐 안습니다. 물병은 엄지 없이 네 손가락과 손바닥으로 감싸 엽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
아픈데 한 손으로 폰 계속 잡기
가장 흔한 원인 동작을 그대로 두고 보조기만 차는 건 물이 새는데 걸레만 대는 것과 같습니다. 폰 잡는 손을 바꾸는 게 먼저입니다.
스테로이드 주사를 여러 번 맞기
한 번은 효과가 분명합니다. 2022년 이중맹검 무작위 시험 64명에서 스테로이드 주사는 6주 뒤 통증이 10점 만점에 0.7로, 소염제 주사는 5.3이었습니다.
그런데 부작용도 분명합니다. 2022년 한국 무작위 시험에서는 두 칸에 나눠 주사한 그룹의 67%, 한 칸에만 주사한 그룹의 33%에서 주사 부위 피부가 하얗게 변했습니다.
용량이 늘수록 부작용이 늡니다. 반복 주사는 의사와 상의해 결정합니다.
레이저·충격파 기기부터 찾기
보조기와 운동에 고출력 레이저를 더한 두 무작위 시험(26명, 19명)에서 추가 효과는 없었습니다.
충격파는 12편 무작위 시험 메타분석에서 통증을 줄였지만, 저자들 스스로 질 높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적었습니다. PRP 주사도 6편 비교에서 근거 확실성이 낮았습니다.
기기가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보조기와 동작 교정을 먼저 6주 해 보고 나서 선택할 문제입니다.
손목이 아플 때 온찜질과 냉찜질 중 뭘 쓸지도 자주 묻는 질문입니다. 손목에 대해 정해진 답은 없고, 해 보고 편한 쪽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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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Braud SC 외, Hand injuries associated with mobile phone use: A systematic review, Work 2026 — 체계적 문헌고찰 42편, 약 6만 7천 명
- Suwannaphisit S 외, Comparison of the effect of ketorolac versus triamcinolone acetonide injections for the treatment of de Quervain’s tenosynovitis, BMC Musculoskelet Disord 2022 — 이중맹검 무작위 시험 64명
- Jung HS 외, Is a Steroid Injection in Both Compartments More Effective than an Injection in the Extensor Pollicis Brevis Subcompartment Alone? Clin Orthop Relat Res 2022 — 무작위 시험 50명, 근거 수준 1
- Sumanapun N 외, Effectiveness of 1064-nm high-power laser therapy combined with thumb spica splinting in De Quervain’s tenosynovitis, BMC Musculoskelet Disord 2026 — 이중맹검 무작위 시험 26명
- Orlandi D 외, Ultrasound-guided percutaneous injection to treat de Quervain’s disease using three different techniques, Eur Radiol 2015 — 무작위 시험 75명
- Chongkriengkrai T 외, Effectiveness of high-intensity laser application combined with splinting and therapeutic exercise in subacute de Quervain’s tenosynovitis, Lasers Med Sci 2023 — 시범 무작위 시험 19명
- Zhang L 외, Extracorporeal shockwaves therapy for finger stenosing tenosynoviti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Front Physiol 2026 — 무작위 시험 12편 메타분석, 근거 질 낮음
- Bezie AE 외, Prevalence of De Quervain’s Tenosynovitis among Mobile Phone Using Students in Pakistan, Environ Health Insights 2026 — 메타분석 14편 3,277명, 이질성 매우 큼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상태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통증이 지속되면 전문가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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