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시작한 지 3주쯤 됐습니다.
처음엔 숨이 차서 힘들었는데, 이제는 정강이가 문제입니다.
뛰기 시작하면 정강이 안쪽이 욱신거립니다.
손가락으로 뼈를 따라 누르면 한 군데가 아니라 길게 아픕니다.
며칠 쉬면 괜찮아집니다. 그런데 다시 뛰면 또 시작입니다.
정강이 안쪽이 아픈 건 뼈 문제일까요?
이 통증에는 이름이 있습니다. 내측 경골 스트레스 증후군 (Medial Tibial Stress Syndrome, MTSS)입니다. 흔히 신스플린트라고 부릅니다.
정강이뼈 안쪽 가장자리를 따라 아픕니다. 손가락 몇 마디 길이로 넓게 눌러서 아픈 게 특징입니다.
뼈가 부러진 건 아닙니다. 다만 뼈와 그 위를 덮은 막이 반복되는 충격에 지쳐서 반응하는 상태입니다. 한 점만 콕 집어서 아프면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이건 뒤에서 다시 다룹니다.
지금 정강이를 눌러 보세요
앉아서 아픈 쪽 다리를 반대쪽 무릎 위에 올립니다. 정강이뼈 안쪽 모서리를 발목 쪽에서 무릎 쪽으로 천천히 눌러 올라갑니다.
- 발목 위 손바닥 한 뼘 정도 구간이 넓게 아프다
- 뛰기 시작할 때 아프고, 몸이 풀리면 조금 나아진다
- 며칠 쉬면 괜찮다가 다시 뛰면 돌아온다
세 가지가 겹치면 전형적인 신스플린트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동전 하나 크기로 한 점만 아프거나, 쉬어도 계속 아프거나, 밤에도 아프다면 피로골절 가능성을 봐야 합니다. 이 경우는 운동을 이어가지 말고 진료를 받으세요.
왜 정강이가 아니라 발을 봐야 할까요?
정강이가 아프니 정강이만 보게 됩니다. 그런데 연구가 가리키는 방향은 조금 다릅니다.
발이 먼저입니다.
발이 안쪽으로 무너진다
21편의 연구를 모은 2014년 메타분석에서 회내된 발, 즉 안쪽으로 무너지는 발은 신스플린트의 위험 요인으로 강한 근거를 보였습니다. 대상자는 총 6,228명이었습니다.
다만 효과 크기는 작았습니다. 발 하나로 다 설명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2024년 한국 연구진의 메타분석(21편)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발 자세 지수가 높을수록, 걷는 동안 아치가 많이 내려앉을수록 위험이 컸습니다. 발이 무너지면 정강이뼈가 안쪽으로 비틀리는 힘을 받습니다.
발 아치가 걱정된다면 평발·발 아치 자가진단에서 먼저 확인해 보세요.
발목이 너무 많이 움직인다
2015년 영국스포츠의학회지에 실린 메타분석에서는 발목을 아래로 젖히는 가동범위가 큰 사람이 신스플린트 그룹에 더 많았습니다. 평균 차이는 약 6도였습니다.
엉덩이 바깥 회전 범위가 큰 것과 체질량지수가 높은 것도 위험 요인이었습니다.
뻣뻣해서 생기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헐거운 쪽이 위험했습니다.
종아리가 얇고 빨리 지친다
2021년 체계적 문헌고찰(17편, 신스플린트 332명 대 대조군 694명)에서는 종아리 근육 둘레가 작은 것과 뛸 때 가자미근이 과하게 일하는 것이 가장 관련이 컸습니다. 발끝으로 서서 버티는 지구력도 떨어져 있었습니다.
종아리 근육은 뛸 때 정강이뼈로 가는 충격을 나눠 받는 완충 장치입니다. 근육이 먼저 지치면 그 몫이 뼈로 갑니다.
쉬면 낫는데 왜 자꾸 돌아올까요?
여기서 고리가 생깁니다.
아프면 쉽니다. 쉬면 통증이 가라앉습니다. 그런데 쉬는 동안 종아리 근력과 지구력은 더 줄어듭니다. 나은 것 같아서 예전 거리로 다시 뛰면, 약해진 종아리가 더 빨리 지치고 충격은 더 일찍 뼈로 갑니다.
그래서 또 아픕니다.
뼈는 느립니다. 통증이 사라진 것과 뼈가 준비된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집에서는 뭘 하면 될까요?
치료법 연구는 솔직히 빈약합니다. 2013년 체계적 문헌고찰(11개 시험)은 어떤 치료도 편향 없이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스트레칭, 근력 운동, 압박 스타킹, 보조기 모두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근거가 가리키는 건 화려한 치료가 아니라 단계적인 복귀입니다.
뛰는 양을 단계적으로 다시 올린다
목적: 뼈가 적응할 시간을 주면서 달리기를 이어갑니다.
방법: 통증 없이 걸을 수 있는 상태에서 시작합니다. 걷기와 가벼운 뛰기를 섞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기준은 날짜가 아니라 통증입니다. 뛰는 중이나 다음 날 아침에 정강이가 아프면 그 단계에 머뭅니다.
발뒤꿈치 들기로 종아리 지구력을 채운다
목적: 충격을 나눠 받는 종아리가 먼저 지치지 않게 합니다.
방법: 계단 끝에 발 앞부분만 올리고 천천히 뒤꿈치를 올렸다 내립니다. 3초에 올리고 3초에 내립니다. 한 발로 15회를 깔끔하게 할 수 있을 때까지가 목표입니다.
발 안쪽이 무너지는지 신발부터 본다
목적: 정강이를 비트는 힘을 줄입니다.
방법: 신발 뒤축이 안쪽으로 닳았는지, 서 있을 때 발 아치가 바닥에 붙는지 봅니다.
해당된다면 발 아치를 살리는 운동과 신발 점검을 함께 합니다. 발목 가동범위는 발목 유연성 자가진단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
종아리 스트레칭만 열심히 하기
2012년 무작위 시험에서 운동선수 74명을 세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단계적 달리기만 한 그룹, 종아리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을 더한 그룹, 압박 스타킹을 더한 그룹입니다. 복귀에 걸린 시간은 세 그룹이 같았습니다.
스트레칭이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다만 그것만 하고 있으면 복귀는 빨라지지 않습니다.
안 아픈 날 예전 거리로 바로 뛰기
통증이 없어진 날이 가장 위험한 날입니다. 그게 함정입니다. 위에서 본 고리가 여기서 다시 시작됩니다.
한 점만 아픈데 참고 뛰기
넓게 아픈 것과 한 점이 아픈 것은 다릅니다. 한 점, 밤에도 아픔, 쉬어도 그대로. 이 셋 중 하나라도 있으면 뛰지 말고 검사를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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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Neal BS 외, Foot posture as a risk factor for lower limb overuse injury (2014, 메타분석 21편·6,228명) — 회내 발과 신스플린트, 강한 근거·작은 효과 크기
- Lee I 외, How MTSS Is Affected by Alignment, ROM, Strength, and Gait Biomechanics (2024, 메타분석 21편) — 발 자세 지수·아치 변화·바깥번짐 근력
- Winkelmann ZK 외, Risk Factors for MTSS in Active Individuals (2016, BJSM 2015 메타분석 해설) — 발목 저측굴곡 가동범위 약 6도 차이, 체질량지수
- Mattock JPM 외, Are Leg Muscle, Tendon and Functional Characteristics Associated with MTSS? (2021, 17편) — 종아리 둘레·가자미근 활동
- Winters M 외, Treatment of medial tibial stress syndrome: a systematic review (2013, 11개 시험) — 모든 시험 편향 위험 높음
- Moen MH 외, The treatment of MTSS in athletes; a randomized clinical trial (2012, 74명) — 세 그룹 복귀 시간 차이 없음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상태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통증이 지속되면 전문가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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