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나 유도를 하다가 상대 옷깃을 움켜쥐었습니다.
순간 손가락이 뒤로 확 꺾였습니다.
딱 소리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손가락 끝 마디만 이상하게 펴진 채로 안 움직입니다.
저지 핑거, 정확히 뭘까요?
손가락을 힘껏 구부린 상태로 뭔가를 꽉 쥐었는데, 그게 강제로 펴지면 끝 마디를 구부리는 힘줄이 뼈에서 떨어져 나갈 수 있습니다.
이걸 저지 핑거(Jersey Finger)라고 부릅니다.
정식 이름은 심지굴근건 견열(Flexor Digitorum Profundus, FDP avulsion)입니다.
상대 선수의 유니폼(jersey)을 놓지 않고 당기다가 다치는 사고가 많아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저지 핑거 셀프 테스트
- 다른 손가락은 다 구부러지는데, 한 손가락 끝 마디만 혼자 구부러지지 않는다
- 가만히 두면 그 손가락 끝만 유독 펴진 채로 남아 있다
- 손바닥 쪽 손가락 마디를 누르면 아프다
세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오늘 안에 손 전문 병원을 찾는 게 좋습니다.
왜 유독 약지에서 많이 생길까요?
원인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손가락 위치입니다. 약지(네 번째 손가락)는 전체 사례의 약 75%를 차지합니다. 양옆을 충양근이라는 근육이 감싸고 있어, 다른 손가락보다 적은 힘에도 힘줄이 버티지 못하고 떨어져 나갑니다.
둘째, 구부린 손가락이 강제로 펴지는 순간입니다. 유니폼이나 밧줄, 반려견 목줄을 놓지 않은 채 반대 방향으로 당겨질 때 생깁니다.
셋째, 운동 중 순간적인 충돌입니다. 공을 잡으려다 손가락 끝만 먼저 걸리는 경우가 여기에 속합니다.
손가락 끝마디가 안 펴진다면, 추지증과는 어떻게 다를까요? — 비슷해 보이지만 반대 방향으로 다치는 손가락 부상도 있습니다.
왜 안 아픈데 더 나빠질까요?
처음엔 많이 붓지도, 심하게 아프지도 않아 그냥 둡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진 힘줄이 손바닥 쪽으로 서서히 말려 들어갑니다.
더 말려 들어갈수록 원래 자리에 다시 붙이는 수술이 어려워지고, 결과도 나빠집니다.
그래서 "안 아프니까 괜찮겠지"가 가장 위험한 생각입니다.
방심은 금물입니다.
손상 후 10일 안에 수술하면 손 기능 회복 결과가 좋은 편으로 보고됩니다.
병원 가기 전, 집에서 뭘 해야 할까요?
손가락을 편 자세로 고정하기
목적: 힘줄이 더 말려 들어가는 걸 늦춥니다.
방법: 나무젓가락이나 두꺼운 종이를 대고 테이프로 편 채 감습니다.
얼음찜질하기
목적: 부종을 줄입니다.
방법: 수건에 감싸 15분씩, 너무 차갑게 직접 대지 않습니다.
오늘 중 병원 예약하기
목적: 10일을 넘기지 않아야 수술 결과가 좋습니다.
방법: 손 전문 정형외과나 응급실로 바로 갑니다.
이것만은 하지 마세요
며칠 지켜보지 마세요. 지날수록 힘줄이 더 말려 들어갑니다.
손가락을 억지로 구부려 보지 마세요. 남은 조직이 더 손상될 수 있습니다.
통증이 없다고 운동에 바로 복귀하지 마세요. 안 아파도 힘줄은 이미 끊어진 상태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참고 자료
- StatPearls — Jersey Finger — 1차 출처, 임상 종설
- Orthobullets — Jersey Finger 지연 수술 생체역학 연구 — 사체 연구 10례, 1차 출처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상태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의심되면 가능한 한 빨리 전문가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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