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사무실에서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무릎에서 ‘두둑’ 소리가 났습니다.
옆자리 동료가 고개를 돌립니다.
계단을 오를 때는 ‘지익’ 하고 모래 갈리는 소리가 납니다.
아프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자꾸 신경이 쓰입니다.
무릎에서 나는 소리, 정확히 뭘까요?
무릎을 굽히고 펼 때 나는 소리를 통틀어 관절음, 영어로는 크레피투스 (Crepitus)라고 부릅니다.
‘딱’ 하고 한 번 나는 소리와, ‘지익’ 하고 계속 갈리는 소리는 성격이 다릅니다.
한 번 나는 소리는 관절액 속 기포가 터지거나 힘줄이 뼈를 넘어가며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속 갈리는 소리는 슬개골 뒤쪽 연골면이 허벅지뼈 위를 미끄러질 때 납니다.
둘 다 통증이 없다면 손상의 증거가 아닙니다.
지금 내 무릎 소리 확인해 보기
연구에서 실제로 쓰는 검사법입니다. 30초면 됩니다.
- 서서 한 손바닥을 무릎뼈 위에 가볍게 올린다
- 스쿼트를 3번 연속 천천히 한다
- 손바닥에 ‘지익’ 하는 갈림이 계속 느껴지는지, 아픈지 확인한다
갈림은 있는데 아프지 않다 → 이 글이 다루는 무릎입니다.
갈림과 함께 무릎 앞이 아프다 → 아래 ‘병원’ 항목을 읽으세요.
소리와 함께 무릎이 걸리거나 빠지는 느낌 → 진료가 필요합니다.
소리는 왜 날까요?
원인은 하나가 아닙니다. 연구에서 반복해서 나오는 세 가지만 추렸습니다.
관절액 속 기포
관절 안에는 윤활액이 있고, 그 안에 녹아 있던 기체가 압력 변화로 거품이 됩니다.
손가락을 꺾을 때와 같은 원리입니다.
한 번 나면 한동안 다시 나지 않는 게 특징입니다.
슬개골이 지나가는 길
무릎뼈는 허벅지뼈 홈을 따라 미끄러집니다.
허벅지 앞 근육의 힘이 고르지 않으면 무릎뼈가 홈 한쪽으로 치우쳐 마찰이 늘어납니다.
이때 나는 소리가 ‘지익’ 하는 갈림입니다.
허벅지 근육의 두께
슬개대퇴 통증이 있는 60명을 초음파로 본 연구에서, 소리가 심할수록 허벅지 앞 근육이 얇았습니다.
다만 근력 자체는 소리와 관계가 없었습니다. (Jakovacz 2024, 단면 연구)
소리가 근육 두께의 신호일 수는 있어도, 힘이 약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소리가 나면 무릎이 망가지는 걸까요?
여기가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미국 골관절염 코호트 4,566명을 최대 4년 추적한 연구가 있습니다.
처음에 무릎 소리가 있던 사람과 없던 사람 사이에, 3년 뒤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확률은 차이가 없었습니다.
신체 기능과 삶의 질도 장기적으로 차이가 없었습니다. (Pazzinatto 2018, 코호트)
젊은 여성 323명을 조사한 다른 연구에서는, 소리가 있는 사람이 슬개대퇴 통증 그룹에 속할 확률이 4배 높았습니다.
그런데 소리의 유무는 기능·활동량·통증 강도 어느 것과도 관계가 없었습니다. (de Oliveira Silva 2018)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소리는 아픈 무릎에 더 흔합니다. 하지만 소리 자체가 무릎을 더 아프게 하거나 망가뜨리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왜 자꾸 신경이 쓰일까요?
소리가 나면 "연골이 닳는 건가" 걱정이 됩니다.
걱정이 되니 계단을 피하고 스쿼트를 피합니다.
피하면 허벅지 앞 근육이 얇아지고, 무릎뼈를 잡아주는 힘이 줄어듭니다.
그러면 무릎뼈는 더 치우치고, 소리는 더 납니다.
소리가 더 나니 더 피합니다.
무릎 소리가 있는 24명을 인터뷰한 연구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왔습니다.
대부분 운동을 끊지는 않았지만, 소리 때문에 동작을 바꾸거나 피하고 있었습니다. (Drum 2023, 질적 연구)
이 고리에서 문제는 소리가 아니라 ‘피하기’입니다.
집에서는 뭘 하면 될까요?
계단 내려올 때 무릎 앞이 시큰하다면 글에서 다룬 엉덩이+허벅지 병행 원칙과 같습니다.
벽 스쿼트 버티기
목적: 허벅지 앞 근육을 통증 없는 범위에서 두껍게 만들기
방법: 벽에 등을 대고 무릎을 45도만 굽혀 20초 버팁니다. 소리가 나도 아프지 않으면 계속합니다. 5회.
옆으로 누워 다리 들기
목적: 무릎뼈를 바깥으로 끌어당기는 힘을 엉덩이에서 잡기
방법: 옆으로 누워 위쪽 다리를 곧게 편 채 30cm 들어 2초 멈춥니다. 15회, 양쪽.
낮은 계단 천천히 내려오기
목적: 피하던 동작을 통제된 조건에서 되찾기
방법: 한 칸짜리 계단이나 두꺼운 책 위에서 한 발로 3초 걸려 내려옵니다. 10회, 양쪽. 소리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
소리를 없애려고 무릎을 자꾸 꺾지 마세요
한 번 난 기포 소리는 한동안 다시 나지 않습니다.
억지로 반복하면 소리는 안 나고 주변 조직만 자극합니다.
소리가 난다고 스쿼트·계단을 끊지 마세요
위에서 본 대로, 피하는 것이 근육을 얇게 만들고 소리를 키웁니다.
통증이 없다면 소리는 계속하라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인터넷 영상으로 "연골 재생" 보조제를 사지 마세요
연골연화를 소리로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소리만으로 연골 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검사는 없습니다.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요?
- 소리와 함께 무릎이 붓거나 열이 난다
- 무릎이 잠기듯 걸리거나, 갑자기 힘이 빠져 주저앉는다
- 넘어지거나 부딪힌 뒤부터 소리와 통증이 시작됐다
-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이 2주 이상 이어진다
이런 경우는 반월판·인대 손상이나 염증을 확인해야 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참고 자료
- Pazzinatto MF et al. Knee crepitus is not associated with the occurrence of total knee replacement in knee osteoarthritis. Braz J Phys Ther 2019 — 코호트 4,566명, 최대 4년 추적
- de Oliveira Silva D et al. Knee crepitus is prevalent in women with patellofemoral pain, but is not related with function, physical activity and pain. Phys Ther Sport 2018 — 단면 연구, 323명
- Jakovacz A et al. Is there a relationship between knee crepitus with quadriceps muscle thickness and strength in individuals with patellofemoral pain? Phys Ther Sport 2024 — 단면 연구, 60명
- Drum EE et al. Creaky knees: Is there a reason for concern? Musculoskeletal Care 2023 — 질적 연구, 24명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상태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통증이 지속되면 전문가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답글 남기기